

5월 말에 취업지원대상자가 된 이후 6월 2일 연락이 왔다. 처음 오전에 연락이 왔었을 때는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았다. 때는 대선 기간이었고 평소 보험 관련 스팸전화와 함께 대선여론 조사 전화까지 쏟아져 모르는 번호는 더더욱 거부감이 들었으니까. 분명 설문 관련 연락은 거부 설정을 한 거 같은데 계속 오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에 다시 한번 연락이 왔을 때 받은 것은 하루에 동일한 번호로 2번 연락하는 스팸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스팸전화의 영향으로 모르는 번호는 2번 이상 연락이 와야 받는 습관이 생겼다.
내용은 단순했다. 취업지원 대상자가 됐으니 면담을 위해 지원센터를 찾아와야 한다. 어느 날이 좋으냐는 질문이었다. 현재 나는 집에 머무는 백수고 여유로운 게 시간이니 상대가 제안하는 날짜와 시간에 좋다고 했다. 6월 4일. 오후에 만나는 약속이 잡혔다. 이게 얼마만의 약속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나가는 일정이 생겨 남편에게 날짜를 알려주고 달력에 기록해 놨다. 6월 4일 남편이 태워주려는 것 같았지만 내 힘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에 대중교통을 타고 상담사를 만나러 갔다. 버스 2대로 갔고 편도 약 1시간 걸린다. 경기도에서 지낼 때는 이게 당연했던 일인데 경상남도로 내려오니 큰 일처럼 느껴진다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상담사를 만나기 전 앞에 내가 신청한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관한 포스터가 있기에 한 장 찍고 들어갔다.

무엇이든 처음은 어색하고 긴장된다. 나를 상담해줄 첫 상담사를 만나고 나의 현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질문지를 받았다. 상담사가 아는 것은 내가 적은 구직등록 내역과 신청서뿐이라 여러 질문을 받았다. 희망 직업을 작가로 했는데 맞는가. 작가라면 웹소설 관련인가. 소설을 쓰거나 올려본 적이 있는가. 그 질문이 꽤 인상적이었다. 취업의 도움을 받으러 왔고 컨설팅을 받기 위해 앉아 있는데 수익성이나 미래 가능성을 언급하기보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질문받는 느낌이라고 할까. 미래 직업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 그것은 돈이 안된다. 그것은 일이 힘들다와 같이 부정적 반응을 겪어온 입장으로서는 시작이 좋은 기분이다.
첫 면담은 앞으로 국민취업제도 수혜자로서 알아야 할 것과 주의사항, 받을 수 있는 내역 등 안내를 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국민취업지원제도 기간은 1년. 원할 경우 연장할 수 있고 중간에 취업이 된다면 지원은 사라진다. 허용되는 범위나 제약이 많은 편이니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뭘 신청할 때 꼭 상담사와 상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다. 국민취업제도에 관해 받은 종이가 16장이다. 설명을 듣는데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얌전히 듣고 있기만 했다. 상담사분도 파악하기 힘들겠다 느꼈는지 중요한 부분을 볼펜으로 체크해 줬다. 중요한 곳에 표시하고 사인하는데 은행의 통장 만들 때와 비슷한 느낌에 웃음이 나왔다.

집에 돌아와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원하면 신청해서 참여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은 행사인데 나와 같은 구직자들과 모여 궁금한것을 질문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나쁘지 않은 기회라고 한다. 원격으로 하는 것이 아닌 모임이고 시간이 긴 편이라 원치 않으면 참여하지 않고 대체 선택지가 있다고 하지만 상담사분이 장점을 많이 읊어주니 궁금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상담사분이 직접 명단을 작성하는 것이 아닌 개인이 직접 신청하는 형식으로 집에 오자마자 신청했고 다음날 내 신청이 접수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 한 번의 상담으로 6~7월 사이 4일의 일정이 생겨났다. 이렇게 점점 밖으로 나갈 일이 많아지겠지. 첫 외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뿌듯함과 앞으로 나아질 거란 기대감으로 첫 면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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