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라. 내가 사줄게"
무섭고도 두근거리는 말이었다.
진짜 다 골라도 되나? 많이 고르면 싫어하는 거 아냐?
뭘 고르면 행복할까 한참을 바라보고 한 개 고르고
다시 한참을 바라보고 두 개 고르고
살며시 눈치를 살폈다. 표정이 안 좋으면 어쩌지 싶어서.
내가 아무리 집어봤자 얼마 안 나올 테니 걱정 말라고 한다.
지금 집는거 보니 기껏 해서 많이 나와봤자 30만 원 일거라고.
30만 원이 뉘 집 개 이름인가.
기본적 금전 감각이 매우 다름을 느끼는 동시에
그 말을 듣기 전보다 편하게 카트에 먹고 싶은 것을 넣었다.
넣는 동안 눈치는 계속 봤지만.
연인의 예상은 맞았다.
내가 열심히 고르고 골랐지만 30만 원대더라.
상대가 나를 잘 알고 있음을 기뻐하는 동시에 너무 쉽게 파악되는 거 아닌가 싶어 복잡했다.
그때 구매한 간식을 담은 바구니 사진이다.
집 거실에 두고 지나가가 입이 심심하면 한 두 개 꺼내 오물거리고 있다.
넉넉한 간식의 양에 흐뭇하면서도
너무 빨리 사라지는 거 아닌가 싶어 아쉽다.
이 바구니가 다 비워져도 기억은 남아 흐뭇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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