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을 차리고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가끔 엄마가 요청하는 음식을 전화하며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사용하는 어플이 '배달의 민족'이다. 함께 살 무렵 음식점이 가장 많이 등록되어 있기도 했고 사용이 편리했으며 요기요의 붉은색보다 푸른색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어플 선택의 이유는 여기까지만 적고 오늘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요리할 기력이 없으니 기운 나게 저녁을 배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내가 배달의 민족에 들어가 엄마가 희망하는 메뉴가 배달 가능한지 확인하고 메뉴를 읊어준 후 주문을 한다. 그렇게 어려운 사항도 아니고 겸사겸사 엄마 목소리도 들을 수 있으니 나쁜 일이 아니다.


이전과 같이 먹고 싶은 메뉴를 받고 영업 중인지 확인한 후 주문을 하려는데 배달의 민족 어플이 이상하다. [연결 상대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합니다....] 오류로 장바구니에 상품이 안 담기는 줄 알고 담기를 연달아 3번 이상 눌렀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 없더니 잠시 뒤 내가 누른 만큼 장바구니에 담기는 것이 아닌가. 같은 메뉴를 여러 개 시킬 이유는 없기에 취소하려 장바구니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장바구니도 [화면을 불러오지 못했어요]라는 내용이 뜬다. 내 휴대폰이 문제인 걸까. 사용기간이 좀 오래된 휴대폰이 문제인가 싶어 어플을 끄고 백그라운드 어플도 모두 끄고 메모리 청소도 진행했다. 내 노력에도 장바구니는 여전히 볼 수 없었고 수량 수정을 할 수 없었다.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니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재부팅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정말 기운이 없나 보다 싶었다. 엄마와 통화를 끊고 휴대폰을 재부팅했다. 혹시 내 어플이 업데이트가 밀려있나 싶어 어플 업데이트도 체크했다. 확인해 보니 어플 업데이트 버튼이 뜨길래 '아, 어플이 업데이트 안되어 반응이 이상했나 보다.' 하며 업데이트도 했다. 엄마의 요청을 이뤄주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배달의 민족에 들어가 내가 본 화면은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 배달의 민족 어플은 오류로 주문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엄마에게 연락해 어플로 주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달했다. 엄마는 미련을 쉽게 놓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전화주문을 해서라도 배달시켜 줄까. 처음 떠오른 생각이다. 하지만 그 생각을 접었다. 엄마가 내게 배달 주문을 요청하는 것은 연락을 할 필요가 없고 선결제로 직접 대면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전화주문의 경우 내가 대신 연락을 해줄 수 있지만 결제는 계좌이체 혹은 직접 결제를 해야 한다. 개인정보에 예민한 요즘 계좌번호를 요청하고 별도의 연락을 하는 선택지는 내키지 않고 직접 결제는 엄마가 싫어하는 방식이니 선택지에 존재하지 않는다. 남은 방법은 타 어플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렇게까지 해줄 용의가 내게 없었다. 어플을 설치하고 가입 혹은 로그인을 한 후 주소지를 찾아 적고 결제수단까지 알아봐야 하는데 안 내킨다.
배달의 민족이 먹통이기에 배달을 할 수 없다. 그게 우리 통화의 결론이었고 엄마는 씁쓸한 목소리로 알았다고 답했다. 아련하고 축 처진 목소리를 듣는데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엄마에게 이 정도 에너지 투자도 못하나 싶은 거다. 하지만 당뇨에 염증지수도 높아 가게 음식을 먹으면 10번 중 9번 이상 아프고 금전적 여유도 없는 걸 아는데 부담스러운 금액의 배달을 해 먹을 타당성도 낮다. 마음은 불편해도 엄마에게 '배달의 민족이 엄마에게 절약하래.'라고만 말하고 생각을 멈췄다. 불편하다고 다른 어플을 깔거나 주문 후 해당 음식점에 연락해 계좌이체 해줄 의욕까지는 없으니까. 남는 생각은 '배달의 민족 먹통이면 음식점이나 고객이나 다 안 좋은 거 아닌가'였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많다면 매출이나 편의성에 많은 피해가 있겠지. 간편했던 어플의 먹통으로 마음이 불편해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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