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때 이야기다.
1학년 도덕에 자아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자아실현, 나는 누구인가,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
기본 질문 중 1개가 '나를 사랑하는가'였다.
난 망설임 없이 답했다. 아니라고.
도덕 선생님은 내게 질문했다.
'누군가 너를 욕하면 너의 기분은 어떻니?
분하거나 속상하지 않아?'
화나고 속상하다고 답했다.
'그게 바로 네가 널 사랑한다는 증거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떤 말을 들어도 화나지 않거든'
당시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묘하게 기억에 남아 아직까지도 말할 수 있다.
지금은 당시 도덕 선생님의 말이 맞는 거 같다.
난 나를 가장 사랑한다.
다만 사랑을 잘못 알았던 게 아닐까 싶다.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게 우선이다.
어떠한 평가 없이 그대로 인정하는 것.
온전히 피어나는 감정으로 좋고 싫음을 느끼는 것.
맞고 틀림이 아닌 같고 다름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걸 그땐 배우지 못했다.
당시 내게 사랑이란 건 희생적이고 맹목적이었다.
주변의 비난을 듣기 전에 먼저 나를 평가하는 채찍인 동시에 공격을 튕겨내는 갑옷이었다.
모든 순간 내가 비난을 들을 것이 기본 전제였고 그렇기에 늘 갑옷을 두르고 있어야 했다.
그것에 피나고 숨 막혀도 놓을 수가 없었다.
그건 보호가 아닌 자학이었다.
미숙해도 알았다.
나를 사랑하면 자학을 할 수는 없다는 걸.
방법을 몰랐던 것인데 자학을 한다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다.
그때 몰랐던 것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도 배워야 하는 것이라는 거다.
문제는 이게 교과과정에 존재하지 않는다.
방법은커녕 스스로 사랑하는지 생각도 안 한다.
본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두가 배울 방법이 있을까?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삶이 알려주지 않을까?
대신 나를 사랑하는지 알게 하는 질문 2가지는 안다.
1. 만일 아이를 낳았을 때 소름 끼칠 정도로 나와 닮았다면 사랑스럽겠는가.
2. 타인에게 주는 선물과 음식처럼 내 의식주에 관심을 가지고 에너지를 쓰는가.
난 둘 다 '아니요'다.
그래서 고민 중이다. 어떻게 하면 날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아낄 수 있을까.
내 일상은 이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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