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야 알아?"
어릴 때 효율이 안 좋거나 나쁜 일을 하면 듣던 말이다.
안 하는 게 좋은지 빤히 보이는데 그걸 왜 하냐고 혼내는 말.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바닥을 쳐다봤다.
반성은 없었다.
머리엔 고민만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매를 안 맞고 빨리 끝날까.
당시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았다면 더 혼냈겠지.
그 정도는 알아서 입다물 었다.
내가 뭘 모르는 거지 그냥 내 잘못이려니 했다.
어릴 때 내게 기준은 엄마의 말이었으니까.
나이가 들고 육아의 방식은 변했다.
주변의 언니들은 아이를 낳았다.
덕분에 가끔 조카들이 큰 걸 보게 됐다.
세상 엄마들의 교육 방식은 변했을지 몰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더라.
엄마는 자식을 보고 답답해한다는 것.
그리고 그 자식들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는 것.
어릴 때를 기억하고 조카들을 보니 알겠다.
그때의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기 전에 똥과 된장을 모른다는 걸.
누군가는 말하겠지.
어려도 알건 다 안다고.
안다. 그 짓을 하면 혼난다는 걸.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걸 모를 뿐이다.
그 나이 때 잘못은 혼나는 짓일 뿐이다.
부모님들은 안다.
자식이 잘못된 짓을 해서 얻을 피해를.
소중한 자식이 잘못될까 봐 두려움에 예민해진다.
잘 자라줘도 위험한 세상이다.
세상을 경계하고 자식을 지키느라 가끔 잊으시는 거 같다.
아이들은 백지라는 것을.
어린아이들은 제 감정조차 정의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정해놓은 선과 악을 어찌 알까.
내가 어른들이 말하는 착한 짓을 했던 것은 사랑받기 위함이었다.
관심받고 칭찬을 듣고 싶었다.
그것 하나는 본능적으로 한다.
그 외에 말하는 것, 감정을 느끼는 것, 표정을 짓는 것까지 전부 주변에서 배운다.
선한 일을 행하고 악한 일을 피하려면 배워야 한다.
아이들이 똥을 만진다고 혼내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어른들의 역할은 똥이 무엇인지 된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게 아닐까?
그 뒤 아이에게 질문하고 경험하게 해 줘야겠지.
느끼고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게.
그 과정에 필요한 건 어른들의 인내일 거다.
잘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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