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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비빔면의 계절

by 새싹하나 2025. 5. 18.

날이 따뜻해지며 따뜻한 국물보다는 시원한 게 끌린다.

비빔면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본래 비빔면은 팔도 비빔면만 먹었는데 다른 비빔면도 도전해 보자고 남편이 제안했다.

나쁘지 않은데 싶어 비빔면을 3종류 구매했다.

오뚜기 진비빔면, 하림 미식, 농심 배홍동.

진비빔면은 맛있다고 소문나서 남편이 제안한 거고 미식은 비빔면 치고 디자인이 달라 골랐다.

이와 달리 배홍동은 우리가 보는 예능 때문에 선택했다.

 

지구오락실 파일럿이라고 해야 할까 뛰뛰빵빵이라는 예능이 있다.

지구오락실 멤버들이 면허증을 따서 국내 여행을 하는 콘텐츠다.

숙소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비빔면을 하는데 그때 나온 비빔면이 배홍동이다.

처음엔 감흥 없었는데 먹자고 나온 결과물을 보고 구입해 봤다.

시원한 비빔면이라고 한다면 얇은 면에 쫄깃함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상에 나온 건 국수 수준으로 힘이 없는 거다.

예능 보다가 비빔면을 보고 '저게 무슨 비빔면이야!' 하며 남편과 야식으로 비빔면을 먹었다.

물론 그때 먹은 비빔면은 팔도 비빔면이다.

 

결과만 말하자면 농심 배홍동은 팔도 비빔면과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라면의 면발 특성은 회사마다 다른데 농심이 특히 탄력이 약하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 맞다.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농심이 추천하는 면 삶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넘기면 그냥 푹 퍼진 면이 되어버리는 거다.

배홍동을 처음 시식할 때 남편과 같은 생각을 했다.

농심은 굵은 면은 좋아도 얇은 면 제품은 먹지 말자.

첫 비빔면 제조를 대차게 망해 다음에 삶을 때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나 방배동 해줘!!"

처음에 갑자기 왜 지명을 말하나 했다. 배홍동을 말하던 것이다.

배, 홍고추, 비빔면의 줄임말이라고 말해주니 그렇냐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튼 해달라며 눈을 반짝이는 게 귀여워 주방으로 갔다.

배홍동 제조 재시도의 기회다.

물이 끓으면 바로 움직일 수 있게 분리해 뒀다.

봉지 뒷면에는 끓는 물에 3분 30초를 삶으라고 되어 있는데 대략 3분만 삶았다.

채로 옮기고 냉수로 식히는 과정에도 면은 익어갈 테니까.

 

 

첫 제조 때는 푹 퍼진 비빔국수 같았는데 그럴 듯 해졌다.

배홍동은 매콤함 보다 단맛이 입안을 감싸는 게 특징이다.

남편은 달달한 맛이 두드러져 매운걸 못 먹는 사람도 먹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단맛이 많아 금방 질리는지라 많이 먹긴 힘들다고도 한다.

2번째 시도를 먹어본 남편에게 면발이 어떠냐고 질문했다.

첫 번째보다 비빔면 같아졌다고 좋다고 한다. 다만 1분 정도는 덜 삶아도 되겠다고 했다.

면발 자체에 힘이 없으니 덜 익혀서라도 쫄깃함을 살리고 싶다는 거다.

 

왼쪽은 농심 배홍동, 오른쪽은 오뚜기 진비빔면이다.

 

비빔장도 특이한데 거의 물과 같은 묽기를 가지고 있다.

삶은 면과 섞으면 양념과 물기가 분리되듯 면발에 특이한 문양이 생긴다.

면을 비빔장에 절인듯한 모습을 가지는 진비빔면과 비교된다.

면에 양념이 덜 배인듯한 외양인데 맛은 또 충분히 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똑같이 비빔면이라 불리지만 회사마다 맛이 다르니 확실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아직 미식 비빔면은 먹어보지 않았으나 그것 또한 다른 맛이 나겠지.

소소하게 경험을 늘려나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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